일어설 때 핑 도는 어지러움, 통증약 때문일까요? 함께 드시는 약도 확인해 보세요

이 글의 요점
다음에 일어서다 핑 돈다면 버티지 말고 그대로 다시 앉으세요. 그리고 그게 몇 시였는지, 누워 있다가였는지 앉아 있다가였는지, 그날 어떤 약을 드셨는지 짧게 적어 두세요. 그 메모와 약 봉투를 함께 보면 통증약과 다른 약을 한 자리에 놓고 무엇을 조정할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통증약을 먹기 시작한 뒤로 앉았다 일어날 때 눈앞이 핑 돈다면, 혹시 약 때문은 아닌지 걱정되실 수 있습니다. 약 때문일 수 있어요. 다만 약 하나만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지러운지, 그리고 통증약 말고 어떤 약을 더 드시는지를 같이 봐야 원인을 좁힐 수 있습니다.
왜 하필 일어설 때 어지러운가요
누워 있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서면 중력 때문에 피가 다리와 배 쪽으로 몰립니다. 그러면 우리 몸은 혈관을 조이고 심장을 조금 더 빨리 뛰게 해서 머리로 가는 피를 지키려고 해요. 보통은 이 반응이 몇 초 안에 끝나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합니다.
이 반응이 늦거나 약해지면 머리로 가는 피가 잠깐 모자라게 됩니다. 눈앞이 하얘지거나, 핑 돌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그때 생겨요. 일어설 때 혈압이 떨어지는 이런 상태를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부릅니다.
이 반응을 둔하게 만드는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물을 적게 드셨을 때, 나이가 들면서, 당뇨처럼 신경에 영향을 주는 질환이 있을 때, 그리고 복용 중인 약이 대표적입니다. 허리나 다리가 아파서 며칠씩 누워 지내셨다면 그 자체로도 일어설 때 혈압을 맞추는 반응이 둔해질 수 있어요.
통증약도 어지러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통증 치료에 쓰는 약 중에는 어지러움이나 졸림이 부작용으로 알려진 약들이 있어요. 근육 긴장을 풀어 주는 근이완제, 저림이나 신경 통증에 쓰는 신경병증성 통증 약, 일부 마약성 진통제 계열이 그렇습니다. 어떤 약은 혈압을 낮추는 쪽으로, 어떤 약은 졸림이나 균형감각 쪽으로 영향을 줘서 일어설 때 휘청하는 느낌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모든 분께 생기지는 않습니다. 같은 약이라도 처음 시작했을 때나 용량을 올렸을 때 더 느끼는 분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드는 분도, 계속되는 분도 있어요. 그래서 어지러움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약을 새로 시작하거나 바꾼 시기와 겹치는지를 살펴봅니다.
허리·목 디스크, 좌골신경통, 신경병증성 통증 같은 만성 통증은 약을 오래 드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얼마나 아픈지만큼이나 약을 드시고 몸이 어떤지도 함께 들으려고 합니다. 통증은 줄었는데 일어설 때마다 불안하다면 그것도 치료 중에 같이 다룰 문제입니다.
통증약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일어설 때의 어지러움은 여러 약이 겹쳐서 생기기도 합니다. 혈압약, 특히 소변을 늘리는 이뇨제 성분이 들어간 약, 일부 전립선 약, 수면제나 안정제, 일부 항우울제처럼 다른 병원에서 받아 드시는 약이 통증약과 함께 들어가면 영향이 더해질 수 있어요.
여러 병원을 다니시면 비슷한 성분의 약이 겹쳐 처방되는 일도 생깁니다. 약국에서 직접 사신 감기약이나 진통제도 마찬가지예요. 다른 병원 약은 환자분이 말씀해 주시지 않으면 어느 진료과에서도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통증약 하나가 아니라 드시는 약 전체를 놓고 봅니다.
약 때문 같아도 스스로 끊지는 마세요
어지러운 게 약 때문인 것 같아도 스스로 끊거나 줄이지는 마세요. 혈압약 같은 약은 갑자기 끊으면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신경 통증 약 중에도 갑자기 중단하면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는 약이 있습니다. 어떤 약을 줄일지, 바꿀지, 그대로 둘지는 약 종류와 지금 몸 상태에 따라 달라서 처방한 의사와 상의해서 정해야 합니다.
주사나 시술 일정이 잡혀 있다면 더 그렇습니다. 피를 묽게 하는 약처럼 시술 전에 조정이 필요한지가 약과 시술마다 다른 경우가 있어요. 이런 약은 처방한 의료진과 시술을 맡은 의료진 양쪽에 미리 알리고, 본인 약과 일정에 맞는 안내를 받으셔야 합니다.
그 사이에 할 수 있는 일은 있습니다. 누워 있다가 바로 일어나지 말고, 먼저 앉아서 잠깐 숨을 고르고 다리를 몇 번 움직인 뒤 천천히 일어나세요. 일어나다 핑 돌면 버티지 말고 바로 다시 앉으시고요. 밤에 화장실 가려고 일어날 때는 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어지러워서 넘어지면 손목이나 고관절이 부러질 수 있어서, 저는 어지러움 자체보다 넘어지는 일이 더 걱정됩니다.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
아래 같은 경우는 통증약 부작용으로 넘기지 말고 바로 응급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 정신을 잃고 쓰러졌거나, 넘어져서 다쳤을 때
- 가슴 통증, 심한 두근거림, 숨이 찬 증상이 같이 있을 때
-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하거나, 얼굴 한쪽이 처질 때
- 갑자기 머리가 심하게 아플 때
누워 있을 때도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어지러움이 계속된다면, 일어설 때 생기는 어지러움과는 다른 원인일 수 있어서 따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진료 때 말씀해 주시면 좋은 것들
아래 내용을 미리 정리해 오시면 짧은 진료 시간에도 상황을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 어지러움이 일어설 때만 생기는지, 가만히 있을 때도 생기는지
-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그 무렵 새로 시작했거나 용량을 바꾼 약이 있는지
- 지금 드시는 약 전부: 다른 병원 처방약, 약국에서 산 약, 영양제까지. 약 봉투나 처방전을 가져오시거나 사진을 찍어 오셔도 됩니다
- 어지러워서 넘어지거나 넘어질 뻔한 적이 있는지
- 집에 혈압계가 있다면 어지러웠을 때 잰 혈압 수치
- 혈압, 당뇨 같은 기존 질환
저희 의원에는 내과도 함께 있어서, 통증 치료 중에 혈압·혈당 같은 기저질환 관리가 필요하거나 전신 컨디션이 떨어져 있으면 내과 진료를 함께 받으며 전신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적절한 진료과나 검사로 연결하고요. 다만 다른 병원에서 받은 약은 저희가 미리 알 수 없으니, 약 목록은 꼭 챙겨 와 주세요.
다음에 일어서다 핑 돈다면 버티지 말고 그대로 다시 앉으세요. 그리고 그게 몇 시였는지, 누워 있다가였는지 앉아 있다가였는지, 그날 어떤 약을 드셨는지 짧게 적어 두세요. 그 메모와 약 봉투를 함께 보면 통증약과 다른 약을 한 자리에 놓고 무엇을 조정할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계속되면 진찰을 받아 보세요.
